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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트리뷴 선정 Topic 2023 — 인공지능

트리뷴이 선정한 2023년의 두 번째 핵심 키워드, ‘인공지능입니다.

ChatGPT 화면 캡처. https://chat.openai.com/chat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투자하고 OpenAI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ChatGPT가 출시 두 달만에 가입자 수 천만 명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보한 성능과 함께 사람들의 호응이 폭발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10조 원의 추가 투자를 예고하는 한편, 검색 엔진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구글은 긴급 회의를 소집하기도 했습니다.

 

 ChatGPT는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지시에 따라 장문의 에세이를 쓰거나 프로그래밍을 해 주는 등 다양한 작업을 높은 정확도로 완성해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수준 인공지능의 등장은 사회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당장 학교에서 학생이 직접 작성한 에세이와 인공지능의 힘을 빌려 작성한 에세이를 구분할 수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에 가까워졌다는 걱정은 이제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 시점에서는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정보의 진위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ChatGPT의 경우에도 잘못된 정보를 마치 사실인 양 제공하고 있다는 보고가 여럿 발견되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 인공지능에 대해 명확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챗봇 ‘이루다’의 전례가 얼마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세기 전 미국의 사회학자는 ‘문화 지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과 제도와 같은 비물질적 문화가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여 일어나는 부조화 현상을 의미합니다. 지금의 인공지능이 22세기판 문화 지체의 새로운 사례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계속해서 뒤처진다면 인공지능이 가져올 급격한 변화를 우리 사회가 미처 대비하지 못한 채 감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시후 | Staff Reporter